고양이가 오토바이 시트에 올라앉아 깜빡깜빡 조는 모습, 진한 커피향이 피어오르는 골목골목, 가게 주인장들이 나지막히 나누는 수다들.... 중정로상의 시끌벅적함이 끝나면, 신민라오제의 시간은 마치 느려지는 마법이라도 부린 것 마냥 천천히 흐릅니다. 300미터가 채 안되는 신민라오제에는 조용히 몸을 숨긴 따먀오 상권이 있습니다. 과거 <타오위엔 일번가>였던 화려함은 도심상업의 중심이 옮겨감에 따라 점점 퇴색하였습니다.
신민라오제는 중정로를 기점으로 양쪽으로 나뉘는데, 원창 공원에 가까운 서쪽은 쌀집, 혼수용품점과 같은 전통상점들이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 신민시장이 아직 있던 시절, 이곳은 수많은 민생용품점과 노점들이 모여있던 곳으로, 각종 잡화와 쌀, 천 등을 한 곳에서 모두 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구정이 되면 신민제에는 언제나 수많은 인파가 몰려듭니다. 라오제의 화려한 과거는 더 이상 없지만, 옛날맛을 간직한 미펀탕, 파기름 향을 풍기는 <꿔커판>, 달콤짭짤한 맛의 <티엔미리판>에 샤오차이를 곁들여 먹는 것도 옛날 분위기를 즐기는 또 다른 방식입니다.
한동안 적막한 시간을 보낸 이후, 신민라오제가 다시금 주목을 받게된 이유는 백년 역사의 양씨 가묘가 있는 동쪽에서 분위기좋은 커피숍들이 들어서면서부터입니다. 현재 신민제는 현지의 크리에이터들이 타오위엔 문화를 홍보하는 중요한 거점이 되었습니다. <그냥 커피숍이 아니예요!>는 신민제 상점들의 경영이념이 되었습니다. 메뉴판 상의 <즈스 신민찬>은 땅콩과자, 푸딩케이크, 여우탸오와 맥아엿등의 옛날 먹거리입니다. 예술문화공간을 오래된 집과 융합해 공연전시, 강좌, 음악회, 독서회등 행사를 열어 라오제에 독특한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2015년 몇십명의 예술가들이 발기한 제1회 <훼이타오칸 예술페스티벌>에서는 신민제 상점에 20점의 설치미술을 전시, 옛 공간에 새로운 창의력을 불어넣기도 하였습니다.